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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 사역/일상 수도원 운동

새로운 제자의 삶을 위한 일상 수도원 운동

by 거룩한나그네 2022. 8. 8.

1. 새로운 일상, 공존의 제자도

With 코로나가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던 뉴노멀의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뉴노멀의 시대에 그리스도인 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뉴 노멀 시대를 기회삼아, 그동안 제기 되었던 문제들을 풀어가야 할 때입니다. 그동안 제기된 문제의 핵심은 제자도와 제자훈련입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스도인 답게 살아가기 위해 어떤 훈련이 필요한가? 코로나 시대와 뉴노멀의 시작은 우리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상상력은 항상 새롭지 않습니다. 옛것을 깊이 공감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춰서 적용할 때 새로운 상상력과 새로운 방향이 나오는 것입니다. 일상 수도원운동은 오랜된 것의 새로운 적용입니다. 

팬데믹을 겪고 뉴노멀을 시작하면서 떠오르는 키워드는 공존입니다. 좀 더 나아가 공존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공존 뿐 아니라 피조물 전체의 공존, 땅과 하늘의 공존을 생각하고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존을 무시하며 살았을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 공존을 누리지 못하고 사는 삶이 얼마나 힘겨운 지를 제대로 경험했습니다. 공존하며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제자도와 제자훈련이 필요합니다. 공존을 생각할 때 제자도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사랑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마태복음 22장 37-40절). 이것이 제자의 삶의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이웃의 범위를 넓고 깊게 하는것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이 지으시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이웃으로 삼고 사랑하는 것. 이것이 제자의 삶이고, 이것을 살아내도록 하는 것이 제자훈련입니다.

 

2. 제자로서의 삶을 살기 위한 노력 : 새로운 수도원 운동

1) 수도원 운동과 제자의 삶

수도원 운동은 처음부터 제자의 삶을 제대로 살아내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김홍일 신부는 역사적인 수도원 운동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수도원 운동은 교회가 제도종교, 국가종교가 되면서부터 시작된 성직중심주의, 교회의 권력화와 세속화에 대한 도전에서 출발했다. (교회의 새로운 표현으로서의 수도원운동) 세속적 유혹과 욕망으로부터 자기를 죽이고, 그리스도안에서 그리스도를 본받아 그리스도의 완전을 이루는 것이 수도원 운동의 영성이다.

 

2) 새로운 수도원 운동

수도원 운동은 역사적으로 부침을 경험합니다. 역사 속에 모든 단체들이 경험하는 것처럼 흥하기도하고 쇠하기도 합니다. 또 그 역할을 다해서 참된 제자의 삶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타락해서 오히려 더 악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자의 삶을 살아내고자 하는 그 정신 만큼은 교회에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이런 자산을 되살리려는 노력의 일환이 새로운 수도원 운동입니다. 

…새로운 수도원 운동이라고 할 때 그것은 전통적인 수도원 운동의 개혁과 변화를 의미하는데 그것은 다시 기존의 수도원 전통을 유지하면서 개혁하는 흐름과 시대와 상황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도원 운동을 진행하는 흐름으로 나눌 수 있다.

본회퍼의 새로운 수도원 운동

새로운 수도원 운동은 초기 수도원의 정신을 이어받아 현재에서 살아내려는 노력입니다. 수도원 운동의 핵심이 ‘그리스도안에서 그리스도를 본받아 그리스도의 완전을 이루는 것’인 것처럼 새로운 수도원 운동도 예수님을 본받아, 예수님처럼 살아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런 제자의 삶을 위해 새로운 수도원 운동을 시작한 사람중에 한 명이 본회퍼입니다.

본 회퍼는 자신이 살았던 시대에서 제자로 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도원 운동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1933년 이후 독일교회 안에 일어난 세속화  현상이야말로 본회퍼에게는 다시 한 번 새로운 운동의 필요성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고민 중에 슈텔린 교수에게서 20세기 초반에 일어난 개신교 개혁운동인 베르노이헨 운동에 대해서 듣게 됩니다. ‘이 운동은 예배의 새로운 개혁을 통해서 교회를 새롭게 하고자 하는 그룹이었습니다. 이들은 이런 생각을 수도원에서 가져왔습니다. 이런 만남을 통해 새로운 독일 교회의 회복 운동을 위해 수도원 운동이 갖는 의미를 계속 접하게 됩니다.’ 이후에 본 회퍼는 런던에서 브루더호프 운동을 시작한 아르놀드의 아들, 폰 니몰러를 주목합니다. ‘그를 통해 본회퍼는 개신교적 수도원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고 그것을 위해 간디의 사례를 배우고자’ 했습니다. 계속해서 본회퍼는 영국에 있는 수도원들을 방문하고 그의 책 <나를 따르라>와 <신도의 공동생활>을 통해 새로운 수도원 운동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강안일은 그의 논문에서 본 회퍼의 새로운 수도원 운동의 특징을 네가지로 정리합니다.

1) 새로운 수도원 운동은 산상수훈의 말씀위에 세워진다.
2) 본 회퍼의 새로운 수도원 운동은 삶의 전 영역의 수도원화이다.
3) 새로운 수도원 운동은 말씀과 공동체의 역동적인 관계 속에 있다
4) 새로운 수도원 운동은 공동의 삶을 기반으로 하는 외부를 향한 내부로의 집중의 방향을 가진다.

‘단순한 길 (the Simple way)’의 새로운 수도원 운동.

최근에 일어나는 새로운 수도원 운동중에 하나가 ‘단순한 길’이다.이 운동이 시작된 장면을 이렇게 묘사해주고 있다.

이스턴 대학생 다섯 명이 학생 시절 시내에 있는 버려진 카톨릭 성당을 노숙자 가족이 쓰고 있다가 쫓겨났다는 신문 기사를 읽게 되었다. 그중 한 명이 말했다. “예수를 교회에서 쫓아내려 하는구나.”…도시 근교 주거지역에서 자라 온 백인 대학생들은 이전에 가난한 노숙자로만 알고 있던 이들을 만났다. 버려진 성당에서 그들 눈에 비친 이 낯선 이들은 형제자매였고, 하느님 안에서 한가족이었다. 그들은 주의 만찬을 함께 나누었고 자유의 노래를 불렀다. 그들은 친구가 되었다. 이후 학생들은 그 이웃이 있는 곳으로 거처를 옮겼고 그렇게 해서 단순한 길이라는 공동체가 탄생했다. 그들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도, 선교단체에 재정 후원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세가지 뿐이라고 말했다. “하느님 사랑, 이웃사랑, 예수 따르기.” 

 

새로운 수도원 운동으로서의 ‘단순한 길’은 수도원 운동에서 배운 바를 실천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전통적인 수도원 운동을 복제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 시대에 필요한 제자의 삶의 모습을 살아내는 공동체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수도원 운동의 특징을 12가지로 정리했습니다.

. 제국에서 버려진 곳으로 다시금 자리를 옮긴다
. 경제적 자원을 이웃 공동체 구성원들 및 곤경에 처한 이들과 나눈다
.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겸손히 따른다
. 공동의 삶의 규칙을 공유하는 공동체 구성원들과 지리적인 접근성을 유지한다.
. 낯선 이를 환대한다.
. 의식적으로 공동체의 구성원들과 공동생활을 만들어간다
. 폭력의 한복판에서 평화를 이루며 공동체 안에 갈등이 생겼을 때는 마태오의 복음서 18장 말씀을 따라 이를 해결한다
. 교회와 공동체 안에 존재하는 인종 차별 앞에서 애통할 줄 알며, 정의로운 화해를 위해 끊임없어 노력한다.
.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땅을 돌보며 우리의 지역 경제를 지원한다
. 일부일처로 결혼한 부부와 그들의 자녀, 그와 더불어 독신을 서약한 독신자들을 지원한다
. 그리스도의 길 안에서 오랜 수련 기간과 같은 공동체 규칙을 형성한다.
. 관상하는 삶을 위한 훈련에 헌신한다.

새로운 수도원 운동의 원리..제자의 삶을 살아내는 것.

수도원 운동도, 새로운 수도원 운동도 제자의 삶을 살아내고자 합니다. 단순한 길에서 말하는 것처럼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예수 따르기. 공존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제자의 삶을 살아낼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새로운 수도원 운동으로서 <일상 수도원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3. 새로운 수도원 운동으로서의 일상 수도원 운동

우리 시대에 필요한 제자도는 공존의 삶을 일상의 삶에서 살아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새로운 수도원 운동의 하나로 일상수도원운동이 필요합니다. 일상 수도원 운동이란 일상을 수도사처럼 사는 에전적인 습관을 통해서 제자의 삶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1) 왜 “일상”수도원입니까? 

제자도는 일상을 살아내는 것이다. 그리스도안에서 그리스도를 본받아 그리스도의 완전을 이루는 삶은 일상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동안의 제자훈련은 많은 부분 종교적인 삶을 사는 일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선교 관점에서 일상을 살아내는 것에 대한 훈련이 등한시 되어 왔습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상에 중심을 둔 훈련이 필요하고, 삶으로 살아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2) 왜 일상 “수도원 운동”인가?

새로운 수도원 운동들이 추구하는 것처럼 수도원 운동은 헌신을 의도합니다. 수도원은 평생을 그리스도를 따르는 일에 헌신하기로 결심한 사람들이 들어갔습니다. 그러므로 수도원 운동에 참여한다는 것은 헌신을 결심하는 것입니다. 수도원 운동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런 의지적이고, 자발적인 헌신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입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자는 다짐과 헌신은 언제나 가능합니다. 그러나 특별한 결심을 통한 헌신은 우리의 마음과 삶을 새롭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헌신을 약속한 사람들간의 연결을 통해 계속해 나갈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3) 일상수도원운동은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일상수도원 운동은 일상을 수도사로 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루터와 칼빈은 수도원을 없애고, 대신 온 세상을 수도원으로 만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수도원에서 살고 있는 수사들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모를 뿐이지. 그래서 일상적인 삶을 수사와 같은 태도와 행위로 살아가는 것이 일상수도원 운동입니다. 수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예전적인 습관을 형성하고, 살아내는 것을 말합니다. 최근의 많은 책이 예전적인 습관을 통해 일상을 살아내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책들의 도움을 받아 일상수도원 운동은 일상을 예전적인 삶으로 살아 내고자 합니다. 수도원의 전통인 예전적인 삶의 습관을 일상에서 살아내는 것입니다. 이런 삶을 통해 하나님과 동행하며,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인의 본연을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일상의 삶, 먹고, 자고, 일하고, 기도하고, 성경읽고, 형제들과 교제하고..이런 삶을 예전적인 의미를 담아 살아내는 것. 이것이 바로 수도원의 삶입니다. 이런 수사로서의 삶을 수도원이라는 공간이 아니라 일상에서 살아내는 것. 이것이 일상수도원이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 이것을 우리의 일상에서 예전적 습관을 통해 이루어내고자 하는 것이 일상수도원 운동입니다.

4. 일상수도원 운동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가? 

1) 예전적인 의미를 담은 삶의 습관을 만들어 가기
앞의 책들을 통해서, 수도원의 전통을 통해서, 가능한 습관의 목록을 제안할 것입니다. 이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습관들을 정하고 훈련함으로 일상수도원 운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2) 자신의 습관을 훈련하는 과정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나누면서 운동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3) 노동과 삶의 태도를 새롭게 함으로 일상수도원 운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매일의 삶에서 하는 노동을 수사로서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베네딕토 수도회가 말한 ‘기도하며 일하라(Ora et labora)’는 삶을 실제로 살아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과 기도의 일치, 기도를 위한 일, 일을 통한 노동자 하나님과의 합일 추구등을 생각하고, 추구하며 살아낼 수 있습니다.

단순한 삶(simple life)를 추구함. 자본주의 안에서 다른 삶을 추구함으로 수사로서 살수 있습니다.

4) 일상 수도원 모임을 통해 일상수도원의 삶을 경험할 수 있다. 일상적인 삶에서 하나님을 알아채고, 하나님과 동역하는 감각을 키울 수 있는 훈련과정을 개설하고자 합니다. 이런 훈련과정에서 경험하는 것을 통해 일상 수도원의 수사로의 삶의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훈련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자기 연결을 위한 욕구명상훈련, 관상적 삶의 태도를 기르는 훈련, 삶의 리듬을 새롭게 하는 리트릿, 삶의 습관을 기르는 훈련, 사랑을 회복하는 걷기 훈련을 통해 일상 수도사로서의 삶을 훈련함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제자로서 사는 것은 깨달음으로만 가능하지 않습니다. 일상을 예전적인 습관으로 살아내는 훈련을 통해 제자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일상수도원 운동을 통해 제자의 삶을 살아내는 제자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